여강길 탄생이야기
여강은 여주지역에서 부르는 남한강의 원래 이름이었습니다. 수천년 아름답고 맑은 물과 모래, 수 많은 철새와 물고기가 함께 공존하던 여강에 아픔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여강이 지닌 그 아름답고 고운 모래 때문이었습니다.
2000년 초부터 경기도에서는 남한강 정비 (골재채취)사업을 추진 하였고 여주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맑은 모래를 지키자는 반대 운동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여강 지키기 운동의 일환으로 여주환경연합과 여주한살림, 여주지역 종교성직자를 중심으로 무조건 정비사업 반대를 하기보다는 강 가까이에 사는 사람들부터 먼저 가치를 알아보자는 의미로 여강가(남한강변)를 걷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4대강 사업 이전이라 맑은 모래와 많은 여울, 그리고 생명을 품은 습지가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자연을 모시는 순례길로 택한 코스는 여주시청에서 이포대교까지 여강의 하류였습니다. 처음 남한강변의 숨은 길들을 연결하며 걸은 이들 덕분에 그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알려졌고, 뒤이어 해마다 지역의 학생들과 함께 본격적인 남한강 도보순례가 진행되었습니다. 각 마을 회관에서 숙박을 하며 남한강 자연의 아름다움을 체득했던 이들의 입소문을 통해 이 강길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던 정부에 의해 여강길은 2009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생태탐방로 여주 여강길’로 지정되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최초였습니다. 여강길은 4대강 사업기간 동안 이 사업을 반대하는 수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자연보존의 순례길이 되었습니다. 여강길은 순수한 민간차원에서 처음 길을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강길 생태학교','여강길의 재발견 구석구석 마을여행','달빛강길','클린워킹캠페인','남한강 천오백리길 물길잇기','회원의 날' 등 여강길의 다양한 활동으로 해가 갈수록 참여하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특히 올해는 여주 시내에서 이포에 이르는 여강길 하류코스가 만들어졌습니다. 10여 년 동안 여강 상류 중심으로 활동하였고, 특별한 경우에만 하류를 걸었었다. 다행히 여주시의 도움으로 여강의 상류와 하류가 연결되어 여강 300리가 걷는 길로 이어졌습니다.